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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로 영어공부

안의 영어 공부는 암흑기와 황금기로 나뉜다, 당신은?

안의 영어 공부는 암흑기와 황금기로 나뉜다, 당신은?

 

 

박 : 안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영어공부를 어떻게 했어?

 

 

안 : 영어는 다른나라 말이지. 다른나라 말을 내가 배워야 한다는 것 자체가 유쾌하기만 하고 재미있기만 한 일은 아니야.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강사로 일하고 있는 지금도 그래. 지금도 모르는 표현들 많고, 배울 것도 많고... 일하면서나 혼자서나 많이 배워가고 있지.

 

 

 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영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보다는, 그냥 좋았을 때는 이래서 좋았고, 힘들었을 때는 어땠는지를 말해볼게. 좋았을 때는 '황금기', 힘들었을 때는 '암흑기'라고 표현해볼게.

 

 

 암흑기부터 생각해보자. 흔히 사람들이 '인생의 암흑기다...'라고 표현할 때는 대부분 삶의 목적과 흥미를 잃었을 때를 의미하잖아. 자의든 타의든 말이지. 내 영어 공부의 암흑기도 마찬가지로 공부의 목적과 흥미를 잃었을 때야. 내 경우는 타의였지.

 

 

 나는 유학을 갔다 온 것도 아니고, 전형적인 한국 입시 전쟁 속에서 자랐어. 대학입시 생각만 하면 아직도 온몸이 저릿저릿 하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때도 물론 영어공부를 했지. 근데 그때 배우면서 '아니 내가 이런 표현을 쓸 일이 있기나 할까?'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어. 그냥 시험에 나오니까 기계적으로 머릿속에 집어 넣는 것 뿐이지. 능동적으로 '영어 공부'를 한게 아니라, 수동적으로 '영어 시험 준비'를 한거야. 그리고 이걸 인지했을 때 영어가 정말 싫어지더라고. 

 

 

 중학교 때였나? 내가 영어에 소질이 있다고 부모님이 생각하셨어. 진짜 아직 어렸을 때 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모님이 사교육을 그냥 나한테 우겨 넣으셨어. 늦은 시간까지 학원에서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할 때 진짜 힘들었지. 

 

 하루는 영어 공부를 하는게 너무 싫고 힘들더라. 밤 11시쯤 되었나? 집에 갈 시간이 됬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비참하고 힘들어서 울음이 나오는거야. 주변 친구들한테 우는 모습 보이기 싫어서 학원 통학 버스를 안타고 집까지 30분이 넘는 거리를 그냥 걸어왔었어. 엉엉 울면서 집까지 걸어왔지.

(물론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있는 건 아니야. 나이 먹고 뒤돌아보면, 그게 다 부모님의 희생이었고 사랑이었지. 그 당시에는 그냥 하루하루가 힘들었을 뿐)

 

 

 흥미도 없고 의지도 없는데 타의로 인해 억지로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사람들도 지금 있겠지? 아마 그 때의 나만큼, 또는 나보다 더 힘드신 분들도 있을거야. 

 

 

 

 

 힘들었던 이야기는 그만 하고, 이제 황금기라고 불릴 때 이야기를 해볼게. 영어 공부를 노는 것처럼 했던 때도 있었어.

 

 

 우리 아버지가 무역업에 종사하시거든. 덕분에 어렸을 때 부터 외국인들이랑 만날 기회가 많았어. 아버지가 해외 바이어 만나는 날이면 그냥 옆에 앉아가지고 겁도 없이 대화를 막 했다고 그러시더라고. (사실 생각해보면 그때는 내가 대화를 하는줄 알았는데, 아마 그 바이어분은 그냥 아이가 뭐라고 하니까 고개를 끄덕여준게 아닐까?) 

 

 

 우리집은 가족끼리 모여서 외국영화를 자주 봤는데, 나는 어렸을 때 까불거리면서 그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이 되서 대사들을 막 따라하고 그랬어. 성대모사 하듯.

 

 

 뭐 해외 바이어를 통해서, 외국 영화를 통해서 영어가 늘었다~ 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고. 겁을 내지 않게 된거지.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는게 중요하잖아, 뭐든.

 

 

 대학생 때 원어민 교수님 수업도 많이 신청해가지고 가능하면 계속 대화를 하려 했었지. 어렸을 때 부터 심리적 부담감이 좀 줄어드니까 이때 말도 많이 해보고, 교수님이 고쳐주면 창피함 없이 표현들 고치고 이런식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노력했었어.

 

 

 황금기라고 생각되는 시기의 공통점은 '영어에 노출이 많이 되었었다' 그리고 내게 부담이 되는게 아니라 '내가 저기 끼어서 놀고 싶어!'라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

 

 

 영어를 시작하시는 분이라거나, '암흑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이라면 내 황금기처럼 영어 노출을 늘리고, 처음부터 공부를 한다기 보다는 내가 관전하다가 흥미가 생기면 참여해야겠다는 느낌을 가지면 어떨까?

 

 

 

박 : 내가 들어보니까 심리적 부담감을 일단 줄이는게 진짜 중요한것 같아. 내가 좋아하고 흥미있는 일은 일단 부담감이 되게 적잖아?

 

 

 

안 : 그렇지. 영어 노출 빈도를 늘리고, 흥미가 생기는 일을 구경하다가 나중에 참여하게 되면 부담감도 적어지고 진짜 좋지.

 

 

 

박 : 오... 심리적 부담감만 일단 줄어들면 하기 쉬워진다는거네?

 

 

 

안 : 맞아맞아

 

 

 

박 : 그럼 너는 연애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엄청 높나보다????

 

 

 

안 : ....